미제사건

강동대교 배석중 씨 실종사건

후니의 궁금소 2023. 11. 2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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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배 씨는 한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점주였으며 꼼꼼하고 성실한 성격으로 가정에서는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배 씨의 슈퍼마켓은 개점한지 얼마되지 않아 평균 수입을 크게 웃도는 매장이 되었다. 다만 당시 배 씨의 매장은 임시 개점 상태였다. 
 
또한 배 씨는 늘 새벽 1시가 되면 퇴근을 하였고, 퇴근할 때 수익을 비롯한 현금을 챙겨 퇴근했었다.
 
실종 전날인 2012년 11월 19일 밤 11시경, 그날은 개점한지 닷새째 되던 날로 배 씨는 매장에 마지막까지 남아 야간작업을 끝낸 뒤, 본인의 차를 타고 자택으로 향했다.
 
배씨의 자택이 있던 남양주시와 매장이 있던 하남시 간의 거리는 10여 km 정도로 꽤 거리가 있었지만 자정이 다 되어 가던 시간대라 도로는 대체로 한산했다.
 
그러나 자정이 지나 20일이 되고, 새벽 1시가 훌쩍 지났음에도 배씨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배 씨의 차량이 밤 12시 13분경 강동대교 남단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경찰의 도로 CCTV 확인 결과, 배 씨의 차량이 사고를 내기 전 CCTV에 두 번 찍힌 것을 확인했으며 시각은 각각 밤 12시 06분 7초, 밤 12시 7분 11초였다.
 
경찰은  우선 사고가 난 차량 안을 조사하였다. 차량 안에는 휴대폰, 신분증, 지갑 등이 떨어져 있었고 서류더미가 여기저기 흩어진 채로 발견되었다. 이 서류더미는 조사를 통해 매장 본사와의 계약서인 것이 밝혀졌다. 그 외에도 각종 유류품들이 발견되었는데...
 
정작 차량의 주인인 배 씨가 보이지 않았다.
 
한편 이러한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던 배 씨의 가족들은 배 씨가 새벽 1시를 지나 오전 12시가 되도록 나타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자, 결국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그리고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했을 때 경찰 측에선 실종자의 차량이 강동대교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그 차량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고 한다. 즉, 가족들이 배 씨의 실종 신고를 하기 전부터 이미 경찰은 배 씨의 실종 사실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차량 내부를 확인한 경찰은 이어서 차량 외부 및 사고 현장 조사를 시작했는데, 조사 결과 배 씨의 차량은 가드레일을 두 차례나 세게 들이박은 상태에서 무려 70m가량을 더 주행했으며 이 때문에 차량의 앞부분이 위 사진을 보다시피 심하게 구겨져 있었다. 
 
이러한 차량의 상태로 봤을 때 배 씨가 멀쩡한 상태로 스스로 차문을 열고 나와 어딘가로 사라졌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게다가 2012년 당시 기준으로, 가드레일을 들이박은 차량이 수십미터나 더 이동하는 경우는 국내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사고 차량의 운전자 배 씨가 스스로 액셀을 밟고 있던 게 아닌 이상 일어날 수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다음의 두 가지 추론이 나왔다.
 
1. 어떤 이유에 의해 배 씨가 의도적으로 엑셀을 밟고 있었다.
 
2. 사고의 충격으로 인해 배 씨가 의식을 잃었거나 심신미약 상태에 빠졌고, 그 상태로 자신도 모르게 엑셀을 밟고 있었다.
 
여기서 전문가들은 1번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왜냐하면 차량이 비틀거리지 않고 차도 가장자리를 그대로 쭉 들이받은 것으로 보아, 의식을 잃었거나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으며 고의성이 분명히 있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추론이 맞다 해도,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한 배 씨가 사고 현장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이유는 설명할 수 없었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강동대교 남단을 중심으로 헬기와 잠수부를 동원하여 대규모 수색을 했음에도 결국 배 씨를 찾지 못했다.
 
배 씨를 찾지 못한 경찰은 배 씨가 에어백이 터질 때의 충격으로 순간 기억상실에 걸렸고, 차에서 내린 뒤 도보로 8~10분 거리의 대교 밑으로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할 뿐이었다.
 
그러나 사고현장과 가장 가까운 톨게이트를 조사한 결과 그날 도보로 걸어온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사고 현장 주변에 CCTV가 없어서 경찰은 수사난항에 빠졌다. 배 씨의 아내는 '남편이 평소 주변의 원한을 사거나 금전 관계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기 때문에, 갑자기 잠적하거나 가출 할 이유가 없다. 빨리 남편이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고의 최초 목격자이자 최초 신고자이기도 한 뒷차 운전자는 밤 12시 13분 경 자신의 앞에서 달리던 배 씨의 차량이 갑자기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는 것을 직접 목격하였으며 약 4분 뒤인 17분 경에는 앞차 운전자가 사고 직후 현장을 목격했다.
 


또한 뒷차 운전자는 25분 경 인근의 구리 톨게이트 요금소에 도착해 바로 신고를 했으며 26분 경 견인차가 경찰보다 먼저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견인차 기사 또한 사고 차량에 배 씨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뒷차 운전자, 앞차 운전자, 그리고 견인차 기사 이 세 사람은 모두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배 씨를 목격했다고 진술했는데, 특히 뒷차 운전자와 앞차 운전자의 진술은 완전히 일치했다.
 
두 사람 모두 배 씨가 사고 직후 차량에서 내린 다음 본인 차량의 앞바퀴를 쳐다봤다고 진술한 것. 
 
따라서 배 씨는 사고 발생 시점인 밤 12시 13분부터 17분까지는 사고 현장에 존재했으나, 불과 9분 가량이 지난 26분 경에는 사고 현장에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한편 견인차 기사의 진술은 더욱 의미심장했다. 실종 당시 배 씨는 빨간 점퍼를 입고 있었는데, 사고 당시 강동대교 밑에서 빨간 점퍼를 입은 사람을 봤다고 진술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진술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견인차 기사는 배 씨가 사고 현장에서 보이지 않자 강동대교 아래에 있던 한강 둔치 산책로에 배 씨가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하고 '거기 사람 떨어졌냐'고 소리쳤다. 이 때 한강 옆 산책로에 빨간 점퍼를 입은 사람 한 명이 가만히 서있었는데, 사건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가 견인차 기사의 물음에 아무 대답도 안하더니 사라졌다는 것이다.
 
견인차 기사는 배 씨의 사진을 보고는 자신이 목격한 사람이 분명하다고 증언했으나, 이 사람의 진짜 정체는 끝내 밝혀낼 수 없었다.
 



무엇보다 견인차 기사가 산책로에서 목격한 이 사람이 정말 배 씨라면, 더더욱 큰 의문점이 생긴다. 바로  1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만에 대교에서 내려와 산책로까지 이동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것. 심지어 알다시피 배 씨는 사고 차량에서 막 빠져나온 상태였다.
 
 
의문투성이에 실마리조차 하나 없던 이 강동대교 실종 사건이 이슈가 되자, 전문가 일반인 가릴 것 없이 사람들은 추측에 추측만을 거듭하며 서로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약 5개월 뒤인 2013년 4월 17일...
 
 
 
 
 
 
배 씨는 안타깝게도 시신으로 발견되고 만다.
 
말했듯이 약 5개월이 지난 2013년 4월 17일 오전 9시 30분 경, 한강 둔치를 수색하던 순찰대에 의해 강동대교 남단 교각 아래에서 신원 불명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신원확인 결과 배 씨의 시신으로 밝혀진 것이다. 시신은 발견 다음날인 4월 18일에 바로 부검에 착수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배 씨의 부검 결과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지 않아 배 씨의 시신 상태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전혀 없으며 후속 보도는 끝내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 사건의 추가 의문점들
 
- 운전자의 에어백이 분리된 상태였다.
 
- 운전석에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일체의 혈흔이 검출되지 않았다. 거기다 가드레일에 들이박아 크게 손상된 부분은 차량의 조수석이었으며 운전석은 상대적으로 말끔했다.
 
- 배씨가 사고현장에서 사라지는 과정을 목격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 사고를 직접 목격한 사람들은 각각 바로 앞차 운전자와 뒷차 운전자였는데, 이 목격자들은 배씨가 차에서 내린후 차의 앞바퀴를 쳐다보는 장면만 목격했고, 견인차 기사가 도착했을때는 배씨가 이미 사라진 상황이었다.
 
 
 
 
끝으로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이 사건을 다룬 적이 있는데, 이 때 다음과 같은 사실 두가지가 추가로 드러났다.
 
- 배 씨가 개점한 슈퍼는 부동산 업자가 말하기를 입지가 좋은 편이 아니라고 한다. 경영 컨설턴트가 말하길, 개점 후 닷새 쯤 되면 슬슬 손님이 어느 정도 올지 파악이 되는 시기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슈퍼마켓이 있던 자리에는 미사강변도시가 들어섰고, 그대로 정상적으로 영업해갔으면 엄청난 흑자를 보게 되었다는 게 정론이다.

- 배 씨가 본사와 맺은 계약은 매출 이익의 50~60%를 본사에게 줘야 하는 노예계약이라고 하며, 위의 나쁜 입지 조건과 맞물려 실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다만 본사에서는 계약서와 이면으로 임대료 지원과 판매 장려금을 주고 있었다며 노예계약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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