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 과거 분사형 done은 어디서 왔을까?
이것을 설명하는 인터넷 상의 글 중에는
speak의 과거 분사형이 spoken인 것처럼
do에 -en이 붙어서 done이 되었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 문제는 중세 영어로만 거슬러 올라가도
쉽게 해결된다.
(이미지 출처: https://www.english-heritage.org.uk/learn/story-of-england/early-medieval/)
'하다'는 의미의 동사 do는
중세 영어에서 원형이
don
이었다.
do가 아니었다. (오타가 아니다)
그리고 이 동사의 과거 분사형은
원형과 동일한 don이었다.
발음은 둘 다 모음이 장음인 (도온)이었다.
놀랍게도 do의 과거분사는
원래 원형에 충실한(???) 형태였던 것이다.
그러면 왜 현재 영어는 don이 아니라 do인 것일까?
이는 don이 원래 매우 불규칙적으로 변화했던 것과 관련이 있다.
1인칭 단수: do
2인칭 단수: dost (dest)
3인칭 단수: doth (deth)
복수: don
단수일 때 n이 탈락하는 현상이 있었는데,
결국 나중에 n이 탈락한 형태가 점점 다른 형태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해서
결국 오늘날 우리가 아는 do가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n이 탈락하는 현상이 과거 분사 형태까지 미치진 못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do의 과거 분사형인 done을 갖게 되었다.
여기서 don이 원래 형태였다고 한다면,
do는 (두)라는 발음인데
done은 어째서 현재 (던)이라는 특이한 발음을 갖게 되었을까?
do는 원래 중세 영어에서 don이었고
발음은 모음이 장음인 (도온)이었다.
그리고 과거 분사도 마찬가지로 (도온)으로 발음했다.
그런데 n이 탈락한 형태가 유행하게 되면서
do (도오)라는 형태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도오)는 발음 변화를 거쳐 오늘날의 (두)가 되었다.
이렇게 특정한 형태가 널리 쓰이며 형태가 단순하게 통일되는 것을
역사 (비교) 언어학에서는 땅을 고르게 하는 것에 비유하여 나라시 Levelling이라고 한다.
그런데 과거 분사의 경우 원래 모음이 장음인 (도온)이었지만,
done이라는 단어가 일상 생활에 많이 쓰이는데,
그렇다고 강세는 받지 못하다 보니
모음이 짧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돈)
그리고 n 앞에서 짧아진 모음은 오늘날 우리가 아는
done의 발음(던)으로 바뀌었다.
자주 쓰이던 단어에서
강세를 받지 못하던 장음 (오오)가 짧아지는 현상은
blood, flood, brother
(원래 놀랍게도 블로오드, 플로오드, 브로오더르)에서도
나타난다.
※ 사족
spoken도 사실
speak에 -en이 붙으며 어간의 모음이 o로 바뀐게 아니다.
speak의 중세 영어 원형은 speken로,
과거 분사 spoken은 모음"만" 바뀐 것이었다.
참고 자료
Online Etymology Dictionary (https://www.etymonl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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