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소

한때는 스페인의 호수로 불렸던 태평양

후니의 궁금소 2023. 12.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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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지도는 스페인이 지배하였던 식민지들의 범위를 나타낸 것.

-> 노란색은 스페인의 식민지, 보라색은 포르투갈의 식민지
 

 

스페인은 알다시피 16세기부터 중남미 지역을 빠르게 정복하였고 여러 식민지들을 만들었는데 광대한 이 지역들을 몇 군데로 나누었음. 

 

스페인령 아메리카 지역은 뉴 스페인, 그라나다 부왕령, 페루 부왕령, 라플라타 부왕령 등으로 나눔. 뉴 스페인에는 파나마를 제외한 중미 전역과 멕시코, 현 미국의 남서부 전역이 포함되며 한 때는 미국 중부의 광대한 지역을 일컫는 루이지애나도 포함. 또한 18세기 말에 스페인은 그동안 돌아보지도 않았던 북미의 북서부 지역, 즉, 오리건주, 워싱턴주, 캐나다 서해안 및 알래스카 동남부까지 진출하게 되었는데 결국 남하하는 러시아와 서진하는 영국에게 밀려 러시아의 알래스카 진출은 짧은 에피소드로 끝남. 게다가 북위 42도 이북으로는 너무 여름이 서늘하고 겨울도 쌀쌀해져 식민지 정착민들이 진출을 꺼려한 점도 작용했음

 

 

한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1529년 포르투갈과 맺은 사라고사 조약에 의해 양국의 세력권 분할이 정해짐. 이에 따라 스페인은 오세아니아의 대부분, 특히 호주의 동쪽 절반을 가질 수 있었는데 호주 대륙은 이 때 원주민 외에 다른 외부세력이 아무도 발견하지도 못한 미지의 끝이었음. 그래서 비록 세력권에는 호주의 동쪽 절반과 뉴질랜드 등이 모두 포함되어 스페인이 형식적으로 식민지로 주장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스페인이 진출하지 못하였고 알다시피 먼 훗날 영국이 정복하고 지배

 

 

스페인은 중남미 못지 않게 이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적극적으로 진출하여 많은 곳들을 식민지화함. 다들 잘 아는 필리핀은 물론 팔라우, 마리아나제도, 캐롤리나 제도 (미크로네시아 연방)을 식민지로 삼았음. 그리고 짧은 기간이지만 한때는 타이완 북부, 솔로몬 제도, 인도네시아의 말루쿠 제도와 술라웨시도 식민지화 할 정도였는데 이들을 모두 아우러서 스페인령 동인도라고 일컫게 됨. 그리고 포르투갈만 일본에 진출하여 교역했다는 통념과 달리 스페인도 일본에 접근하여 교역을 시도하였으며 필리핀을 거점으로 하여 명나라 진출을 꿈꾸기도 했음

 

 

이 태평양 동쪽의 아메리카 대륙 및 태평양 서쪽의 동인도 제도가 모두 스페인의 식민지이고 이들은 태평양을 양쪽에서 에워싸기 때문에 스페인이 식민지를 삼기 시작한 16세기부터 스페인의 국력이 약해지고 다른 열강들이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하기 직전인 18세기까지 태평양은 스페인의 독무대였음

-> 스페인은 북미의 멕시코, 중남미, 그리고 아시아의 필리핀을 서로 연결하는 태평양 무역망을 형성하였고 이 무역망을 토대로 많은 물자들이 동인도 제도와 중남미 그리고 결국 스페인 본국까지 오고 갔음

 

 

이 떄의 태평양은 지도에 발견이 되었지만 아직 제대로 파악이 다 안 된 거대한 미지의 바다였고 영국, 프랑스 등은 강대국이지만 스페인, 포르투갈만큼의 해외진출을 시도하지 않은 때였음. 또한 초강대국 미국은 독립은 커녕 아직 규모 있는 영국의 식민지로도 발전하지 못한 시점. 따라서 이 무역망을 기반으로 태평양은 사실상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스페인의 호수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았을 정도. 이는 나중에 스페인이 국력이 약해지고 다른 유럽 열강들이 아메리카 및 아시아에 진출을 시도하고 미국이 독립해 무섭게 팽창을 시작하면서 깨지게 됨. 추후 태평양은 국력이 강해져 북미를 정복한 미국이 본격적으로 진출하였고 19세기 말부터 지금까지 태평양은 미국의 호수로 고정적으로 불리우고 있음

 

 

즉, 지금은 누구나 당연히 미국의 안마당이자 호수로 불리는 태평양은 근대 시절에는 스페인의 호수였다는 것

-> 반면 애초에 완전히 포르투갈의 세력권인 인도양은 포르투갈의 독무대였으며 대서양은 토르데시야스 조약 경계선에 의해 나뉘어 카리브해 등 북대서양은 주로 스페인의 영향권, 동쪽에 치우친 남대서양은 포르투갈의 영향권이었음

 

아래는 스페인이 식민지 개척을 위해 탐험하고 개척한 태평양의 항로들을 표시한 지도

-> 신대륙 식민지화를 시작한 16세기부터 스페인이 쇠락해지고 미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한 19세기 말까지 태평양의 거의 전부가 스페인의 호수였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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