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소

해외 독립운동가의 어록들

후니의 궁금소 2023. 12.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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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은 진보와 이른바 '성취'를 이야기합니다. 질병을 완치하고 생활 수준이 나아졌다고 말합니다. 그럴 때면 나는 본질을 박탈당한 사회와 짓밟힌 문화, 해체된 제도, 빼앗긴 땅, 풍비박산 난 종교와 파괴된 위대한 예술품, 피어보지도 못한 채 사라진 특별한 가능성을 이야기하지요. 

 

그러면 식민주의자들은 내게 사실을, 통계 수치를, 몇 마일에 이르는 신작로를, 운하를, 그리고 철도를 들이밉니다. 

(...) 나는 그들의 신과 토지, 습관, 삶, 생명, 춤, 지혜로부터 뿌리뽑힌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 나는 교활하게 주입된 공포에 사로잡혀 열등 콤플렉스에 빠진, 무서움에 떨고, 무릎 꿇고, 절망하고, 아첨꾼처럼 행동하게 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말이죠."  

 

 -에메 세제르 (Aime Cesaire, Discourse on Colonism)

 

프랑스의 식민지 마르티니크의 독립운동자이자 지식인이였던 에메 세제르가 자신들의 식민주의를 옹호하며 독립운동을 비판하는 유럽인들에게.

 

 

 
"인도 입장에서 독일은 식민지 시절의 미국에 있어 프랑스의 역할과 같을 수 있습니다. 영국 식민지에서 반란을 일으킨 미국인들이 프랑스에 도움을 요청한 것은 평화를 위해서라기보다 프랑스가 영국의 잠재적 적국이었기 때문이라는 점은 명백합니다. 
(...) 미국인인 당신의 조상들이 밴저민 프랭클린을 프랑스로 파견해 동맹을 도모했듯 우리 인도인도 우리의 이익과 즉각적 필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와 협정을 맺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우리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비난하기 전에 우리를 비난하는 일이 당신네의 위대한 애국자 워싱턴, 제퍼슨 그리고 애덤스의 행위를 비난하는 행위임을 명백히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마나벤드라 나트 로이 (M.N Roy, "Open Letter to His Excellency Woodrow Wilson")

 

세계1차대전 도중, 인도의 독립운동가 마나벤드라 로이는 그와 그의 동지들이 독일과의 동맹과 협력을 선택하자 "악" 과 연대한다는 미국인들의 비판을 받았다. 그 당시 인도의 상황이 미국과 다름을 이해못하는 미국의 반응에 응수하며, 마나벤드라는 당시 미국의 대통령 우드로 윌슨에게 위와같은 편지를 보냈다. 

 

 

 
"종속되어 있던 식민지는 모든 면에서 뒤처져 있습니다. 경제적 독립과 뒤이은 정치적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민중의 노력과 지력과 인력의 총동원이 필요합니다. 다른 국가들이 300년 걸려 성취했던 일을, 식민지였던 국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 세대 안에 이를 따라잡아야 합니다. '제트 프로펠러'를 타고 이를 추격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식민지 해방을 위해 투쟁했던 모든 게 위기에 빠질 겁니다."
 
"자본주의는 신생 독립 국가에 너무나 복잡한 체제입니다. 그렇기에 사회주의적 사회가 필요합니다. 사회 정의와 민주주의적 헌정에 기초한 체제도 독립 직후에는 권위주의적 긴급 조치를 통해 뒷받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규율 없이 진정한 자유를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콰메 은크루마 (Kwame Nkuruma, Ghana(자서전)) 

 

가나의 독립운동가며 국부이자 초대대통령이며 독재자인 콰메 은쿠루마는 위와같은 말을 했음에도 놀랍게도 공산주의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미국 대학교에서 정치학학위를 땄고 그 후에 자본주의의 심장 런던에 살면서 런던정경대학교에서 수학하고 가나의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젊은날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사회에서 평생을 살아온 늙은 그의 고백은, 

불안정하고 허약한 독립국이 사회주의를 채택하는 이유가 단순 마르크시즘의 광신도여서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아메리카와 서반구 인민에게 쿠바에서 일어난 일과 같은 혁명이 얼마나 필요합니까! 아메리카의 모든 민족에게 쿠바와 같은 사례는 매우 절실합니다. 인민의 돈을 강탈해 부자가 된 백만장자는 그들이 훔친 것을 모조리 내놓아야 합니다. 아메리카 대륙의 전쟁 범죄자들을 모두 총살해야합니다"

 

-피델 카스트로 (Fidel Castro, Speech on January 12, 1959)

 

마찬가지로 쿠바의 반제국주의자 피델 카스트로의 말은 위의 은크루마의 고백과 더불어 왜 반제국주의자들이, 독립운동가들이 사회주의에 혹했는지 보여준다. 그들을 관심끌게 한건 "다같이 잘살자"라는 뜬구름잡는 표어가 아니다. 부르주아로 은유된 "제국주의자들이 강탈해간 정당한 우리의 부를 되찾자" 라는 분노다. 

 

 

 

"제가 만약 (영국)여왕이랑 대화할수 있다면 저는 대영제국이 제 나라 케냐에게 많은 좋은 일(good things)을 해줬다는걸 말하고싶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수많은 나쁜일도 했다는 것을요. 우리의 땅을 빼앗았고, 우리의 동지들을 죽였으며, 우리의 집을 불태웠습니다. 

독립 직전까지도 시민들은 구타당하고, 빼앗기고, 강간당했고, 하층민으로 전락했습니다. 제가 어떤 권한이 있는건 아니지만, 케냐인들을 대표해서 나와 내 동지가 당한 모든 악행(wrongs)들을 대영제국이 "인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제가 편히 죽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왐부구 와 잉기 (Wambugu wa Nyingi, witness statement Nov 4 2010)

 

오늘 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왐부구는 사실 이때까지 적었던 사람들과 다르다. 

그는 유명인도 아니며 지식인과 거리도 멀고 식민모국이였던 영국에 대한 극심한 반감도 없다. 사실 독립을 바라긴했지만 눈에 띄는 업적도없다.

그저 케냐의 트랙터 운전수인 소시민일 뿐이다. 

 

하지만 그가 85세 노령의 나이에 영국의 대법원에 출석하여 60년전 케냐에서 벌어진 마우마우 학살사건에 대해 위와같이 증언했을때, 우리는 어느 한 시대에 대해 증언하고 그 발언에 힘을 실리는데에는 어떠한 직함도 귄위도 필요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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