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소

유대인의 나라 이스라엘에 깊게 뿌리를 박은 이슬람 소수민족

후니의 궁금소 2024. 1. 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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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은 2023년 기준 73%의 유대인과 그들의 종교 유대교가 다수 비율을 차지하는 중동 유일의 유대 국가이다.
 
이에 따라 1948년 건국 이후로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고자 4번이나 전쟁을 벌인 주변 아랍 국가들 때문에 사회 자체가 아랍인과 이슬람에 매우 적대적이며, 누구나 알다시피 그들에 대한 차별과 테러, 인권 탄압 등이 이스라엘 곳곳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다 무슬림들은 유대인들과 달리 병역의무를 요구받지 않는다.
 
하지만 무슬림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대인들처럼 동등하게 병역의 의무을 지는 민족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베두인과 드루즈인, 그리고 오늘 소개할 체르케스인이다.
 
 
 
 
 
 

 

사실 앞서 언급한 체르케스인들은 베두인이나 드루즈인과 달리 그 기원은 셈족이 아니며, 심지어 원래 중동에서 살던 민족조차 아니었다.
 
체르케스인들은 오늘날 이스라엘 영토에서 북동쪽으로 약 2,000km 이상 떨어진 북서캅카스 지역의 원주민이었으나, 서기 18세기부터 흑해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한 러시아 제국이 쳐들어오면서 101년간의 기나긴 전란에 휩쓸리게 된다.
 
때문에 전란 기간 동안 체르케스 인구의 90% 이상이 러시아군과 코사크에게 살해당하거나 강제로 고향에서 쫓겨나 난민 신분이 된 채 오스만 제국 영토 곳곳으로 흩어지게 된다.
 
 
 
 
 
 

 

그러나 새로 정착한 중동의 생활환경은 고향 캅카스와 매우 달라서 많은 이들이 풍토병에 걸려 비참하게 사망하거나 현지인들의 차별과 텃세, 더 나아가 무력분쟁까지 겹쳐 새 땅에 정착하고자 한 체르케스 난민들의 고생은 말로 다할 수가 없었다.
 
이는 오늘날 이스라엘 북부 지역의 체르케스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들은 주변 아랍인들에 의해 오스만 제국에서 보낸 간첩 정도로 취급당했으며, 예로부터 정주 생활을 하는 체르케스인들은 농업 및 목축을 위해서 근처 목초지와 물을 점거해버린 바람에 유목민 베두인들의 불만을 크게 사 20세기 중반까지 두 민족 사이에선 무력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또한 이 둘은 이슬람을 믿는다는 공통점을 빼면 문화와 관습까지 판이하게 달라 매우 보수적인 성문화를 자랑하는 아랍인들이 남녀가 한쌍이 되어 추는 캅카스 지역 전통춤 '레즈긴카Лезгинка'를 보곤 대경실색하는 사례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 체르케스인들은 무법지대나 마찬가지던 정착지에서 벌어지는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끝까지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스라엘 땅을 밟은 유대인 중 동유럽 출신들은 일부 체르케스인과 러시아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 선조들의 땅에서 쫓겨난 아픈 역사를 서로 공유할 수 있었고, 때문에 유대인과 아랍인 사이에서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체르케스인들은 중립 또는 친유대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이스라엘 편으로 중동전쟁에서 피흘린 대가로 1976년 체르케스 공동체는 별도의 교육 시스템을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덕분에 현지에 거의 동화된 주변 동포들과 달리 체르케스 문화와 언어, 정체성을 온전히 보존해낼 수 있었으며, 이스라엘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아 체르케스 공동체는 정부의 도움으로 취업과 교육, 주거, 관광업 혜택까지 누리게 된다.
 
오늘날 체르케스인들은 천만에 가까운 이스라엘 인구에서 고작 4~5천 명 정도인 극소수에 불과하나, 캅카스 출신임을 증명하듯 군인과 경찰 및 교도관 비율이 매우 높고, 대학 진학률이 49%에 불과한 이스라엘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80%에 달해 이스라엘에서 그 위상이 매우 높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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