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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유러피언 슈퍼리그 - 상황 분석과 이후 전개에 대한 예측

후니의 궁금소 2023. 12. 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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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러피언 슈퍼리그(ESL)가 또다시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ESL은 32개월전에 출범했었으나, 그와 거의 동시에 창립멤버 12팀 중에 9팀이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이는 광범위한 반대 여론에 부딪혔기 때문이었습니다. 잉글랜드에서는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보리스 존슨도 비판에 합류했고, 심지어 왕실도 잉글랜드축구협회장직을 맡고 있는 윌리엄 왕자를 통해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에는 새롭게 기세가 더해졌습니다. BBC 스포츠의 사이먼 스톤은 유럽 축구계를 뒤흔든 어제 일에 대해 평가하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목요일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유럽사법재판소(ECJ)는 각각 전세계 축구와 유럽 축구를 관리하는 기관인 FIFA와 UEFA가 슈퍼리그에 참여한 클럽들과 해당 클럽들의 선수들을 주요 대회에서의 제재와 배제를 들어 위협한 것은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한 것이라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클럽 간의 축구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 승인을 요구하는 규정은 "불법"이며, 대회의 상업권에 대한 협상을 독점 통제하는 것은 무역 제한[상품 혹은 서비스의 거래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미디어 권리 이용에 관한 규정이 클럽, 미디어 회사, 팬들에게 "해롭다"고도 했습니다. 
 
 판결이 나오고 몇시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유러피언 슈퍼리그(ESL)에 대한 새로운 계획안이 발표되었습니다.
 
 첫 출범때 그랬던 것처럼, 이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반응은 이번에는 더욱 더 광범위하고 신속했습니다. 
 
 
 UEFA가 걱정해야 되는 상황입니까?
 
 몇가지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처음에 소식을 접한 직후, UEFA 관계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세부사항을 파악하면 파악할수록, 재판부가 내놓은 보도자료 속의 충격적인 문장들과 실제 판결문의 내용은 궤가 달랐습니다. 
 
 오히려 이 소송을 통해 유럽 축구의 권력을 가진 기구로서의 UEFA의 위상은 재확인된 것처럼 보입니다.
 
 새로운 대회 승인에 관한 규정을 포함하여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일부 쟁점들은 슈퍼리그 출범 당시부터 문제가 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사법재판소가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살펴본 세부사항들은 개정되기 전의 조항들이었다는 사실이 곧 밝혀졌습니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UEFA는 자책감에 빠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성명서에서 말한 것처럼, "오늘의 판결은 아무것도 바꿔놓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말입니다."
 
 바뀌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말입니다. 유벤투스가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만이 남아있는 슈퍼리그 프로젝트를 뒷받침하는 조직인 A22에게 재판부의 보도자료는 마치 감미로운 선율처럼 들렸습니다. 
 
 ESL이 출범할때는 플로렌티노 페레즈 레알 마드리드 회장이 심야방송에서 스페인어로 인터뷰를 한게 설명의 전부였습니다. 이번에는 슈퍼리그의 창설을 후원하고 지원하기 위해 섭외된 조직인 A22가 전면에 나섰습니다. 
 
 
 새로운 유러피언 슈퍼리그는 어떤 모습입니까?
 
 유럽사법재판소의 보도자료가 배포되고 약 30분 뒤에 A22의 성명서가 발표되었습니다. 여기에서 A22의 최고경영자인 베른트 라이하르트는 "UEFA의 독점은 끝났다. 축구는 자유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1시간 뒤, A22의 새로운 슈퍼리그 계획이 공표되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64개의 남자 축구팀이 3개의 디비전에, 32개의 여자 축구팀이 2개의 디비전에 배정됩니다. 특정 클럽의 이름이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수익 보장"이 약속되었고, 연대 지급액과 무료로 제공되는 최첨단 디지털 스트리밍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몇시간 뒤에 진행된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라이하르트는 A22와 그들의 후원자들이 관여하고 있는 축구계의 변화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판결은 매우 명확했습니다." 그의 말입니다. "경쟁의 남용에 대한 이야기였죠. 논란이 될 것은 없는거나 다름없습니다. 확고한 판결이며, 축구계에는 아주 좋은 날입니다."
 
 
 챔피언스리그는 위협에 직면했습니까?
 
 그리니치 표준시(GMT) 기준 13시에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은 유럽클럽협회(ECA)의 회장이자 슈퍼리그에 참여하지 않은 파리 생제르맹의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나세르 알-켈라이피와 함께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 두 인사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축구 행정가들입니다. 
 
 Zoom을 통해 진행된 이번 기자회견에는 리그들과 선수들과 팬들의 대표자들도 참여했습니다. 반격이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이번에 제안한 것은 모든 이들이 거부했던 2021년의 계획보다도 훨씬 더 폐쇄적입니다." 체페린 회장의 말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막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원하는 건 뭐가 되었든지간에 만들 수 있습니다. 최대한 빨리 두 클럽만이 참여하는 환상적인 대회를 보고 싶네요. 자신들이 뭔 짓을 하는지 알고는 있기를 바라지만,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축구는 매물이 아닙니다."
 
 알 켈라이피도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A22가 뭐하는 사람들이랍니까?" 그의 말입니다. "어디에서 온 건가요? 그들의 이력은? 프로필은? 우리는 진지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길 원합니다."
 
 "오늘 우리와 함께 하지 않은 2~3개의 클럽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내쫓지 않았습니다. 위협하지도 않았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겠다면 환영할 것입니다. ECA는 포부에 한계를 둔적이 없습니다. 이게 진실입니다."
 
 "우리는 모든 클럽들을 대표하길 원합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생태계가 있습니다. 누구도 이를 건들 수는 없습니다."
 
 "그들만의 대회를 열고 싶다면, 좋습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클럽 대회는 챔피언스리그입니다. 이 브랜드는 오랜 기간 동안 존재해온 것입니다. 노래가 들릴 겁니다. 이해당사자로서, 우리는 축구를 보호하기 위해 한데 뭉치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잉글랜드 클럽들 중 처음으로 현재 체제에 대한 지지를 밝힌 것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습니다. 
 
 "우리의 입장은 변한 바 없습니다. 우리는 계속 UEFA 대회에 참여하는데 전적으로 헌신할 것이며, 유럽 축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UEFA, 프리미어리그, ECA를 통해 동료 클럽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약 15분 동안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첼시가 같은 메시지를 내놓았고, 유럽 전역에서 수많은 성명서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슈퍼리그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출범한다면 결국 가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분데스리가의 거물인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창립 멤버 중 하나였던 인터 밀란도 새로운 ESL 계획에 선을 그었습니다. 
 
 슈퍼리그 아이디어 구상에 처음부터 참여했고 지금도 여전히 참여 중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제외하면, 모든 이들이 ESL에 거리를 두고 있으며, 앞장서서 합류하겠다고 선언한 곳은 하나도 없습니다.
 
 현재까지 표면적인 상황만 보면, A22, 레알, 바르샤는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합니다.
 
 
 어떤 클럽이 A22의 새로운 대회에 참여할 수 있습니까?
 
 하지만 A22의 CEO 라이하르트는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승격과 강등이 있을 것이며, 국내 대회 성적에 따라 여기에 참여할 권한이 부여될 것입니다." 그의 말입니다. "국내리그와의 연계는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입니다. 우리는 클럽들 및 리그들과 대화할 것입니다."
 
 지난 몇년 동안 국내 리그에서 대단한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역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클럽, 그러니까 2016년의 레스터나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지로나와 같은 팀들도 배제되지 않을 것입니다. 
 
 "지로나처럼 대단한 시즌을 보낸 팀이 슈퍼리그에 진출하는 것을 확실히 보게 될 것입니다."
 
 "계획안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슈퍼리그에 대한 비판의) 99%는 강등 없는 영구 참여권에 대한 것이엇습니다. 팬들은 이를 축구의 성적 기반 원칙을 배반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이제 우리는 국내 리그와 공존하면서 주중에 경기를 치르는, 개방적이고, 참여의 길이 열려있으며, 성적에 기반하는 리그 시스템을 갖춘 리그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클럽과 팬들에게 확신을 줄 수 있다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우리는 클럽들과 팬들에게 견실하게 확신을 줄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이미 많은 클럽들이 우리가 공유한 제안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누구도 제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정말로 흥미롭고 설득력 있어보이는 이 제안에 클럽들이 기여할 수 있습니다. 클럽들이 납득할 수 없다면 어떤 계획도 진전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입니까?
 
 이탈리아와 프랑스 정부는 자국 클럽들의 슈퍼리그 합류를 막는 법안을 제정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잉글랜드의 경우, 빅클럽들의 힘을 제한하길 원해왔던 축구 규제당국은, 누군가가 슈퍼리그의 유혹에 빠진다면 법으로 뒷받침되는 권한을 동원할 것입니다. 
 
 아마도 다음 단계는 이럴 것입니다. 
 
 A22가 제시한 계획을 UEFA가 거절한다면, 이들이 바로 법정으로 가지 않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다른 조직이 그들의 계획을 제시하고 거절당할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런 새로운 계획에 참여하고자 하는 클럽들이 법적인 절차에 부딪힌다면, 마찬가지로 변호사들이 출동할 겁니다. 
 
 하지만 또 다른 길도 있습니다. 
 
 강력한 유럽클럽협회(ECA)는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단기 목표는 회원클럽을 500개까지 늘리는 것입니다. 
 
 슈퍼리그가 붕괴한 이후, 알 켈라이피는 자신이 교활한 정치가임을 증명해보이고 있습니다. 엄청난 부와 인맥을 가진 카타르 출신인 그에게는 권력과 비전이 있습니다. 
 
 ECA는 UEFA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두 조직은 상업 및 마케팅을 관리하기 위한 합작 조직을 창설했습니다. 따라서, ECA가 유럽 클럽들을 대표하여 축구의 통제권을 가지게 되어도 그렇게 큰 변화는 아닐 것이며, 사실 슈퍼리그의 원래 취지가 이것이었습니다.
 
 유럽사법재판소의 이번 판결의 여파가 완전히 반영되기 위해서는 몇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변호사들과) 알 켈라이피가 이번 판결의 승리자로 판명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닐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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